“지금이 워싱턴주 한국어 교육 르네상스”…한국어 교육계 한자리에 모두 모였다 [2026.02.01]

▶ 한국어 교육계 관계자 50여 명 참석, 올해 주요 사업 공유
▶ 워싱턴주 21개 학교에서 17명 교사 한국어 정규과정 운영
▶ 이중언어 프로그램부터 AP 한국어 도입까지 다양한 목표 제시

시애틀한국교육원이 1월 31일 벨뷰 소재 교육원 로비에서 ‘2026년 교육사업 계획발표회’를 개최하고 올해 주요 사업을 공개했다. 한국어 교육계 관계자 및 유관기관 인사 5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됐으며, 이용욱 원장의 2026년 사업계획 발표와 함께 원싱턴 지역 한국어 교육 단체들의 활동 소개가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서 이용욱 원장은 지난 8개월간의 성과와 함께 올해 추진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워싱턴주 지역의 한국어 교육 현황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 공립학교 한국어 과정, 미국 전역 300개교 중 시작점은 워싱턴주

한국어세계화교사협의회 이남희 회장은 워싱턴주 공립학교 한국어 교육의 놀라운 성장세를 소개했다. 현재 워싱턴주에는 21개 학교에서 17명의 교사가 한국어 정규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남희 회장은 “미국 전역 300개 이상의 학교에서 한국어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시작이 바로 이곳 워싱턴주 타코마의 마운트 베이커 미들스쿨”이라며 “설자워닉 선생님이 처음 시작한 이 프로그램이 전국으로 확산됐다”고 밝혔다.

한국어 과정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첫째는 중고등학교에서 스페인어, 일본어처럼 선택과목으로 제공되는 ‘월드 랭귀지(World Language)’ 과정이다. 탐색 레벨부터 한국어 1, 2, 3, 4까지 단계별로 진행되며, K-POP과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학생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둘째는 작년부터 시작된 ‘이머전(Immersion) 프로그램’으로, 유치원부터 시작해 한국어로 전 과목을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벨뷰와 페더럴웨이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한 학교에서 시작되면 학년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확대되는 특성이 있어 장기적으로 한국어 교육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남희 회장은 “학부모들이 교육청에 한국어 과정 개설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교육원과 협의회가 함께 움직일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준비된 교사가 없으면 과정이 개설되어도 유지되기 어렵다”며 한글학교 교사들의 공립학교 진출을 적극 권장했다.

◈ 벨뷰 이중언어 프로그램, 학부모 만족도 높아

벨뷰교육구의 문석경 커리큘럼 담당자는 작년 시작된 킨더가튼 이중언어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운영 사례를 공유했다. 작년 긴급 웨비나를 통해 학부모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현재 킨더가튼 2개 반, 1학년 1개 반으로 확대되어 운영 중이다.

문석경 담당자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하루 90분 한국어 리터러시 수업을 별도로 진행하고, 나머지 과목은 영어로 가르치는 방식을 채택했다”며 “학생들이 미국 주류 사회의 학업 능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국어를 매일 배울 수 있어 학부모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타임 미들스쿨에서 약 35명의 학생이 대면 수업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다른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디스커버리(Discovery)’ 시스템을 통해 각자 학교 도서관에서 줌으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현재 약 160명의 학생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특히 벨뷰 학교들은 한국 문화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김장 행사, 한글날 기념행사, 추석, 설날 등 주요 한국 명절과 문화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학부모들도 적극 참여해 게임과 활동을 준비한다. 학교 건물 내부에도 한국 전통 그림과 한국어 환영 표지판을 설치해 학생들이 문화적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페더럴웨이 올림픽뷰 초등학교의 제나이 최 교장은 워싱턴주 최초로 90/10 모델의 이중언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루의 90%를 한국어로 수업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한국 아이들보다 2세나 혼혈 학생, 한국어를 전혀 배우지 않은 학생들이 더 많다”며 “킨더가튼 학생들의 한국어 발음이 일반 한국어반 학생들과 확연히 다를 정도로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 학부모협의회, AP 한국어 도입 추진

서북미 한인학부모협의회 김정열 고문은 2023년 6월 창립 이후 2년 반 동안 40여 개의 행사를 진행하며 지역 한인 학생들의 교육 환경 개선에 힘써왔다고 밝혔다. 현재 벨뷰와 이사콰 지역을 중심으로 123개 학교에 1,500여 가족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

김정열 고문은 벨뷰교육청의 한국어 과정 도입 과정에서 학부모협의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에서 학부모들에게 이메일을 보냈지만 반응이 저조하자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며 “400여 명이 참여한 단체 카톡방을 통해 빠르게 정보를 전파하고 공청회 참여를 독려한 결과, 한국어가 힌디어보다 먼저 도입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학부모협의회는 올해 AP 한국어 도입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AP 중국어가 2007년 칼리지보드에 도입된 것처럼, AP 한국어 도입을 위해서는 최소 1,000개 학교에 한국어 과정이 개설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뉴저지, 애틀랜타, 텍사스, LA 등 한인 인구가 많은 지역에 연락해 유사한 학부모협의회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워싱턴주 상원법안 SB5574 통과를 위한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이 법안은 워싱턴주 모든 K-12 공립학교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 제도민의 역사 교육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학생들은 아메리카 원주민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사는 배우지만 아시아계의 역사는 배우지 않는다”며 “이 법안이 통과되면 아시아계 학생들이 더 큰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미한국학교 서북미지역협의회 윤세진 회장은 올해 10개의 주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의 꿈 말하기 대회’, 학력어휘경시대회, 합창제, 학예경연대회 등 상반기 학생 행사와 함께, 하반기에는 7월 뉴저지 학술대회와 8월 현직교사 연수회를 통해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미교육문화재단 배용택 이사는 현재 시애틀, 벨뷰, 통합한국학교, 드림트리 유아원까지 합쳐 약 1,000명의 학생을 교육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1년 반 전 시작한 드림트리 유아원은 학부모 반응이 매우 좋아 제2캠퍼스 설립을 검토 중이다. 또한 4월에는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출시해 학부모-교사 간 소통을 개선하고, 이 시스템을 전국 한글학교에 보급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벨뷰 지역에 전일제 한국학교 설립도 추진 중이다

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 윤혜성 통일교육분과위원장은 4월 25일 개최되는 통일벨 행사를 위해 2-3월 사전 온라인 콘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미술 분야(통일우표 또는 기차표 디자인)와 영상 분야(1분 이내 통일 인터뷰)로 나뉘며, 각 분야별로 300달러, 200달러 등 총 1,300달러의 상금이 수여된다. “예상 문제가 너무 어려워 학생들이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올해는 문제출제위원회를 구성해 한국계 학생과 영어권 한국어 학습자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퓨알럽교육구 제이미 리 국장과 주혜진 교사는 노스우드 초등학교의 K-클럽 운영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 문화 동아리인 K-클럽은 지원자가 많아 3개 사이클로 나눠 운영 중이며,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주혜진 교사는 “학생 3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어가 1순위로 선택됐다”며 “고등학교 정규 과정에 포함하기 어려운 경우 저녁 수업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국제학교와 파트너십을 맺는 ‘글로벌 시티즌 랩’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페더럴웨이 통합한국학교 이재은 교장은 2011년 개교 이후 프리케이부터 성인까지 14개 반, 약 200명의 학생을 교육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6명의 자녀를 키우는 1세 부모로서 2세 자녀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어떻게 심어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며 “학생들이 중도에 그만두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 10학년 졸업제도를 도입해 자긍심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미주 한인사 교육에 집중한다. 시애틀총영사관이 제작한 웹툰 교재를 활용해 서재필, 안창호 등 미주 한인 역사의 주요 인물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또한 페더럴웨이의 한우리 정원에서 봄 소풍, 글짓기 및 그림 대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우리 정원은 못을 사용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조립해 만든 한국 전통 정원으로, 교육적 가치가 높은 장소다.

이용욱 원장은 “한우리 정원은 세계에서 유일한 한국 전통 양식의 정원으로, 교육원에서 관련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며 “한국어반 학생들이 현장학습 장소로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오찬 및 자유 네트워킹 시간을 가진 후 오후 1시 30분 종료됐다. 참석자들은 각 단체의 발표를 통해 워싱턴주 한국어 교육의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출처: https://www.seattlekdaily.com/news/articleView.html?idxno=18752